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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冊

백년 면역력을 키우는 짠맛의 힘

몸과마음 2020. 7. 17. 13:28

“왜 싱겁게 먹어도 우리의 잔병치레는 끝나지 않는 걸까?”

우리가 몰랐던 저염식의 치명적 함정과 소금의 진실!
내 몸에 맞는 ‘초간단 소금사용법’을 통해 체내의 독소를 짜내고 잃어버린 몸의 균형을 찾는다!짠맛,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불안을 파는 사회, 희생양이 된 소금

플라세보placebo 효과 못지않게 노세보nocebo 효과가 크다. 노세보는 위약 효과로 알려진 플라세보 효과와 반대되는 부정적 효과를 뜻한다. 단순한 물약이나 비타민제만으로도 증세가 호전되는 플라세보 효과와 달리 질병 진단만 받고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안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도 많다. 질병보다 무서운 것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두려움’이다. 해로울 것이라고 믿으면 병에 걸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마찬가지로 소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정보를 계속 듣다 보니 음식이 조금만 짜도 과하고 몸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을 좀 짜게 먹은 날이면 꼭 혈압을 재 본다는 사람까지 있다. 짜게 먹으면 물을 많이 먹게 되는데, 이때 몸이 좀 부으면 불안해하고 신장에 무리가 간 것은 아닌지 겁을 집어먹는 사람도 많다.

유치원부터 시작된 ‘저염식’ 식단은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 나트륨 유해성 교육, 싱겁게 먹기 운동은 초·중·고등학교의 급식 메뉴 알림 공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이젠 바른 식생활의 필수 지침이다. 아침 교양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뉴스와 건강 프로그램, 늦은 밤 다큐 프로그램, 드라마 속 대사까지. 병원, 학교, 공공기관, 대중 매체에서까지 소금은 건강의 적, 질병의 원흉이 되어버렸다.

나아가 소금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며 자라난 세대가 어느덧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가 된 지금, 임신해서도 저염식을 하고 이유식에도 간을 하지 않은 채 건강을 위해 싱겁게 먹이느라 무던히 애쓰고 있다. 하지만 왜 아토피와 비염, 온갖 염증과 알레르기 질환은 오히려 늘어만 가는 걸까?

사실 이 책은 나와 같은 의사나 약사, 영양학자 들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든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배웠던 소금에 대한 과학적 또는 의학적 사실이 그러하지 않음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들이 의료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련 문헌들을 추적하여 그것들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과학적으로 기술해 내는 능력에 경이로움과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저자들의 ‘소금 사용설명서’는 제약회사가 만든 약품 설명서처럼 붕어빵 찍듯 단순하고 일률적인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 생명의 원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내 몸을 감각하여 개별화된 사용법을 깨우치게 한다. 현대의학의 맹점 중 하나가 병인을 찾거나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환자의 개별성과 주체성을 무시하는 것인데, 이 책의 설명서는 다른 치유 영역에도 적용되어야 마땅할 원리들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책이 소금에 대한 또 다른 극단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_하태국(가정의학과 전문의, 통합의학박사), <추천사> 중에서

나트륨 섭취량이 하루 2g?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소금에 대한 상식들 1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권장량 소금 5g(나트륨 기준 2g)은 과연 적합할까? 1일 섭취 권장량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많다. 2005년 나트륨 저감화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많은 단체에 영향을 주었던 미 의학학술원(IOM)조차도 최근 연구에서 하루 섭취량 2,300mg 이하가 건강에 좋은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2014년 5월).

사실 소금의 하루 필요량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놀랍게도 아프리카 사람과 극지방 사람, 주로 육식을 하는 사람과 채식을 하는 사람에게 똑같은 양의 염분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와 토질 등 자연환경과 먹는 음식에 따라 사람마다 소금 섭취량이 달라야 한다. 체질, 나이, 하는 일, 사는 곳 등 각각의 환경에 따라 사람은 다르기 때문이다. 소금이 많이 필요한 사람과 적게 필요한 사람이 있으며, 많이 필요한 날과 그렇지 않는 날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보건 당국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이 내세운 기준을 근거로 삼아 저염식 정책을 펼치는 동안 미국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소금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금 섭취량이 많은 한국과 일본, 프랑스 등이 비만 인구도 적고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낮다면서 미국의 저염식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 고혈압학회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맥캐런David A. McCarron 박사는 “소금 섭취는 뇌가 결정할 문제이지 정책적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성인병의 주범으로 몰리는 소금은 사실 수천 년간 금보다도 귀하게 여겨지며, 우리 밥상과 삶 속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렇기에 더욱 약이냐, 독이냐의 이분법적 관점에서 벗어나 소금의 진정한 효능과 역할을 다시 한 번 제대로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소금과 고혈압의 상관관계, 근거 없는 숫자들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소금에 대한 상식들 2

소금 섭취가 혈압을 올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절반, 소금 섭취를 줄여도 혈압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사람이 세상의 절반이라는 것이 최근 밝혀진 연구 결과다.

우리에게 소금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심어준 과학적 근거로 인용된 실험 가운데 당시 비판을 받고 폐기된 것도 많다. 대표적인 실험이었던 ‘윌리엄 켐프너 실험’과 소금과 고혈압을 관련 연구로 유명한 ‘루이스 달Lewis Dahl의 실험’도 마찬가지다.

1945년 ‘윌리엄 켐프너 실험’도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그는 고혈압이 나트륨 때문임을 증명하기 위해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단백질과 지방, 소금, 물 등을 극도로 제한하고 칼륨 함량만 높인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을 처방하는 치료를 실시했다. 켐프너는 이 치료로 환자들이 호전되었다고 보고했지만, 이후 많은 환자가 사망했고 수백 명의 환자가 증상이 악화되어 절반 이상 이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_<본문 중에서>

소금과 고혈압을 관련 연구로 루이스 달Lewis Dahl의 실험’이 있다. 그는 소금이 인간에게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첫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1950년대 실험쥐에게 소금을 먹였을 때 고혈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연구했다.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지만 실험 과정에서 미국인이 먹는 소금 양의 50배와 맞먹는 양을 쥐에게 먹였다고 알려지면서 실험 자체의 문제점이 공개되었다. 이후에도 국내외 실험에서 인간 기준으로 수십 배에 달하는 소금 양을 투여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심지어 수분 섭취를 제한하거나 배설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등 실험 설정 자체에 문제가 많았다. _<본문 중에서>

“비타민 C의 결핍은 특정 질환을 일으킬 뿐이지만, 염분의 결핍은 생명을 위협한다. 일본인의 고혈압증은 98% 이상이 소금과 관계가 없다. 신장이나 호르몬, 혈관, 혈액의 문제다. 대다수 일본인 에게 염분을 감량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염분 감량은 건강에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심장학회와 고혈압학회의 최고상이라 불리는 지바상을 수상한 아오키 규조 박사의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야 소개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저염식 정책은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지어 위험하다고까지 주장하는 의료 전문가와 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소금 섭취량을 인위적으로 제한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고,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목적에 따라 의도한 부분을 증명하기 위해 숫자는 얼마든지 재가공될 수 있다. 무엇을 부각시킬 것인가에 따라 실험 자체를 고안하고 표본을 선정하고 데이터를 얻는 과정에서 수치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방사능, 미세먼지, 중금속, 환경호르몬 등 오염물질이 범람하는 오늘날. 우리 몸에 쌓여가는 독소를 빼내고 해독할 수 있는 답은 바로 소금에 있다. 소금은 불순물 제거, 살균, 해독 즉 ‘디톡스’의 역할을 한다. 깨끗한 몸과 마음은 삶의 질을 한없이 끌어올려 준다.

오늘부터라도 이 책을 통하여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에게 잘 맞는 소금사용법을 배워 염증에 강한 몸을 만들어 보자.

짠맛, 짜는 힘, 짜내는 기운!
20년간 수많은 자연섭생법 임상 사례를 통해 정리한 짠맛으로 건강을 되찾는 법!

몸속에 짠 기운 염鹽이 부족하면 염炎(염증)이 된다. 위염, 대장염, 비염, 중이염, 전립선염, 치주염 등 부위를 달리하면서 이곳저곳에 염증이 생긴다. 찌꺼기를 짜내고 새로워지지 못하면 결국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생명은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며, 그 어떤 것도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없다. 이처럼 끊임없이 흐르면서 새로워지고 생명답게 살려면 물과 소금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힘이 더 많이 필요해지면 입맛도 자연스럽게 짠맛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이론상 그럴 것이라는 가정이나 개인적인 경험 몇 가지를 가지고 일반화해서 쓴 글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센터를 거쳐 간 사람들 중 소금으로 건강을 되찾은 1만 명이 넘는 사람의 사례를 경험하면서 깨닫고 정리한 내용이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0~20년을 함께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입맛대로 간을 해서 먹는 것만으로도 소화도 잘되고 활력이 생긴 사람부터 하루 수십 그램 이상의 소금을 먹어 진물이 멈추고 피부가 좋아지고 염증과 통증에서 벗어난 사람까지 병명만큼 사연도 다양하다.

살면서 생기는 온갖 찌꺼기를 밖으로 짜낼 때도 소금과 물은 필수다. 이 책은 소금과 관련된 수많은 사례 가운데서 특히 적극적으로 ‘저염식’을 하면서 건강을 잃었다가 소금 섭취를 늘리면서 건강을 되찾은 사례만을 모았다. 건강자립을 모토로 하는 센터의 특성상 단기간 스쳐 지나 간 경우는 거의 없고 최소 3~6개월에서 10년 이상을 지켜보고 관찰한 내용이다. 소금은 복잡한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처럼 건강으로 가는 문을 여는 데 열쇠가 되어주었다.

당신의 몸은 이미 알고 있다!
짠맛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천근만근이던 하루가 바뀐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소금에 대한 오해, 소금과 소금 섭취 논쟁에 대한 이야기다. 한때 황금 버금가는 대접을 받았던 소금이 어떻게 이런 오해를 뒤집어쓰게 되었는지 알아본다. 소금에 대한 오해는 통계의 맹점, 과학적 증명의 오류와도 맥을 같이한다. ‘소금 제한론’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들도 살펴본다. 언론 보도 내용은 출처를 찾아 확인하고 논문이나 칼럼 같은 경우는 해당 사이트에서 원문 내용을 다시 확인한 뒤 인용했다. 소금에 대한 오해가 풀렸거나 없는 분들은 2부부터 읽어도 괜찮겠다.

2부는 우리 몸과 소금의 관계, 소금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다. 소금이 부족할 때의 증상과 생리학적 원리를 실제 좋아진 사례와 함께 다룬다. 소금이 부족하거나 지나칠 때의 몸과 마음은 어떤 변화가 생기며, 그 신호들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음양오행 원리를 바탕으로 수기에 해당하는 짠맛과 신장·방광 기운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소금 섭취와 관련된 실제적인 내용과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소금의 다양한 활용법도 담았다. ‘2주 소금 디톡스’를 위한 실천 방법으로 ‘소금차 레시피’도 부록에 정리해 넣었다. 더불어 자연섭생법의 관점으로 보는 맛과 기운의 역학 관계는 별면으로 정리했다. 짠맛을 이해하려면 단맛과 쓴맛 등 여섯 가지 맛의 균형을 알아야 한다. 건강은 결국 ‘균형’에서 온다. 소금이 아무리 좋다 해도 다른 부분과 균형이 무너지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육미(六味) 섭생법’과 맛 에너지의 원리와 역학 관계, 맛으로 몸의 균형 잡기도 함께 살펴본다. 덧붙여 구체적인 증상과 소금 활용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소금으로 건강을 찾고 유지하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함께 수록해 두었다.

소금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음식으로 다른 영양분을 고루 섭취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곡식 중심의 기본 영양과 입맛대로 먹고 싶은 것 먹기, 이 책의 부록에서 간단히 소개하고 있는 운동법과 걷기, 몸속 체온 올리기 등 생활습관의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오행 원리가 생소한 사람은 책 속에 들어 있는 ‘맛의 원리’를 참고하자.


들어가며

짠맛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천근만근이던 하루가 바뀐다.

짠맛의 결핍이 가져온 함정

소금을 제대로 알기 전, 한때는 그랬다. 조미 김에 발린 소금까지 젓가락으로 훑어내고 먹던 때가 있었다. 국은 최대한 싱겁게 해서 먹고 국물은 남기려고 애썼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간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채식 식당을 ‘건강한 맛’이라 여기며 드나들었다. 단맛은 살찌고, 기름진 것들은 몸에 좋지 않으며, 맵고 짠 음식은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겼다. 입맛 당기는 대로, 먹고 싶은 걸 먹기보다는 칼슘, 비타민, 단백질. 실제 그렇지는 못해도 될 수 있으면 영양학의 기준대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려고 ‘애썼다’. 그것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건강에도 좋은 것이라 믿었다.

그와는 별개로 (사실은 밀접한 관계로) 주기적인 과식과 폭식은 계속되었고 밤만 되면 야식의 유혹에 무너져 좌절해야 했다. 몸은 두루 안좋았다. 물먹은 솜마냥 무거웠고 등짝이 아프고 눈알은 뻑뻑하며 손발은 얼음장이 따로 없었다. 자주 체하고 두통에 시달리고 불규칙한 생리 주기에 생리통도 심했다. 몸 여기저기 염증에 시달렸고 만성적인 요통으로 허리는 자주 삐끗해서 앉아 있기 힘든 날도 있었다. 변비나 피부 문제 같은 것들은 굳이 말하기도 뭣하다. 남들도 다 그러고 사는 거라 생각했다. 아프면 약 먹고 병원도 다니며 급한 불을 끄며 그렇게 살았다.

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사실 마음의 문제들이었다. 생각과 몸이 따로 놀면 그 사이에서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감정은 극과 극을 치달아, 업 되어 튀어 올랐다가 어느 순간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뭐든 부정적인 면이 먼저 보였고 못마땅한 것 투성이에다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몰아쉬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마음에 불이 화-악 하고 질러지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져 며칠 뒤에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티베트와 중국을 여러 해 떠돌았다. 리셋하고 싶은 마음, ‘이번 생은 망했구나’ 같은 느낌. 사는 게 이런 건 아닐 텐데,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마음의 실체를 찾아 20대의 많은 시간을 헤매며 방황했다.

그렇게 어기적 삐걱거리며 신호를 보내던 몸이 드디어 병명을 갖게 되었고, 명실상부 환자의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 안압이 높아져 눈이 튀어나오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다리는 코끼리 다리처럼 붓고 몸은 쇳덩어리를 달아놓은 것처럼 무거웠다. 얼굴은 윤기 하나 없이 시커멓게 변하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걸을 수도, 온몸이 저려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몸은 총파업이라도 하듯 거세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때 만나게 된 것이 자연섭생법이었고, 원리를 정립하신 현성 선생님을 만나 가르침을 받고 실천하면서 삶은 크게 방향 전환을 하게 되었다. 안면도에 계셨던 선생님의 첫마디는 “저기 바닷가 가서 소금물부터 퍼먹어”였다. 당시에는 무슨 소리인가 황당했지만 이후 몸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온몸이 굳고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던 돌 같던 상태. 고이고 막혀 단단해진 몸에 피가 돌려면 따뜻한 온기와 함께 소금이 필요했다. 찌꺼기를 짜내는 짜는 힘, 굳은 것을 연하고 말랑말랑하게 풀어내고, 떠 있던 기운을 가라앉혀 정화시키는, 짠맛이 필요했다. 염분과 수분이 부족해 전해질 균형이 깨져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소금이 나쁘다고 멀리하며 몸이 원하는 것들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것들을 억지로 구겨 넣고 있었다. 그 와중에 찬물은 수시로 벌컥대며 마시며 몸을 식혀놓아 머리로 온통 피가 쏠려 있었으니 내장기관과 손끝 발끝까지 혈액이 갈 수 없는 상태였다.

‘짠맛의 비밀’을 발견하다.

그렇게 소금이 삶으로 들어왔다. 굳은 생각, 낡은 감정, 몸과 마음의 찌꺼기들. 짜내고 흐르려면 짠맛이 필요했다. 머리로 기운이 잘 솟구치고 신장의 힘이 딸려 심장박동 조절이 잘 안되고, 저수조에 물이 충분치 못해 불이 나도 잘 끌 수 없으며, 단단함이 너무 지나쳐 토사처럼 걸쭉해지니 매끄럽게 잘 흐르지 못하는 상태. 물과 소금이 필요했다. 입맛 당기는 대로 충분히 간을 해서 먹고 필요할 때는 별도로 소금이나 소금물을 챙겨먹었다. 증상이나 입맛 같은 몸의 신호들을 살피다 보면 어떻게 균형이 깨졌는지 스스로 답을 얻을 수 있다. 너무 긴장되어 있는지, 너무 퍼져 있는지, 아니면 굳어 있는지, 그때마다 신기하게도 몸은 필요한 맛의 음식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짭짤한 것이 필요할 때 짭짤하게 먹고 나면 소화도 잘되고 피곤이 풀린다. 매콤한 것이 들어가면 늘어져 있던 신경세포가 조여지면서 삶의 의욕이 솟고, 신맛 나는 것은 긴장을 풀고 쉬게 해주어 편안하게 만들었다. 맛은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그것 자체로 에너지를 담고 있기에 맛을 찾아가는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렇게 자연과 생명의 순환 이치들을 공부하고 실제 적용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았다. 손발이 따뜻해졌고 두통이 사라지고 속이 편해졌다. 쇳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거웠던 몸이 가벼워졌고 부기가 사라지고 온갖 염증에서 해방되었다. 답답하고 불안하고 떠 있던 마음도 편안해졌다.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 훨씬 유연해졌다. 어둔 방에 불을 켜듯 몸도 정신도 청명해졌다. 무엇보다 삶으로 돌아와 ‘지금 여기’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몸이 달라지고 삶이 달라졌다. 눈에 씌인 비늘이 떨어진 것처럼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옳고 그른 것을 나누던 이분법에서 벗어나 비로소 그것들의 상호작용이 보이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듯 유기적이고 입체적으로 관계를 바라볼 수 있었다.

더불어 건강하게 사는 법을 나누고 싶어 1998년 자연섭생법 교육원과 수련센터를 함께 열었다. 20년이 지난 오늘까지 많은 사람이 자연섭생법을 배우고 함께 실천하면서 건강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극적인 변화 뒤에는 항상 피와 땀, 눈물의 짠맛이 함께 해왔다.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건강을 찾은 사람이 많다. 자신의 치유 본능을 깨닫고 입맛대로 충분히 짭짤하게 먹고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 10년 이상 하루 권장량의 몇 배를 먹고도 오히려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는 사람의 사례가 이미 많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책은 이론상 그럴 것이라는 가정이나 개인적인 경험 몇 가지를 가지고 일반화해서 쓴 글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센터를 거쳐간 사람들 중 소금으로 건강을 되찾은 1만 명이 넘는 사람의 사례를 경험하면서 깨닫고 정리한 내용이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0~20년을 함께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입맛대로 간을 해서 먹는 것만으로도 소화도 잘되고 활력이 생긴 사람부터 하루 수십 그램 이상의 소금을 먹어 진물이 멈추고 피부가 좋아지고 염증과 통증에서 벗어난 사람까지 병명만큼 사연도 다양하다. 기존 학계의 소금 섭취 기준이라면 벌써 온갖 건강 지표상에 문제가 생기고 여러 질병에 시달려야 하겠지만, 오히려 건강하고 활력 있게 자신을 실현하며 잘 살고 있다. 나 역시 식사 외에 소금을 따로 챙겨먹은 지 20년이 훨씬 넘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은 것은 물론이고 쉰이 가까운 늦은 나이에 늦둥이 셋째를 건강하게 자연출산하고 모유수유를 하며 키우기까지 소금의 은혜는 하늘과 같았다.

소금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 때문에 필요함에도 먹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사람이 많다. 상식이 되어버린 저염식 정책의 배경을 쫓아가 보면 의외로 결정적이라 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어 허탈하기까지 하다. 지금 이 순간도 구글 검색 몇 단계만 지나면 소금에 대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연구 결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최근에 여론에서도 변화의 조짐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수년 동안 소금이 마치 만병의 근원인 것처럼 공공의 적이 되어 왔는데 이제 조금씩 인식이 바뀌고 있다. 소금과 고혈압의 관계도 재조명되고, 소금이 부족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이 오히려 더 심각하다는 목소리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지금보다 좀 더 짜게 먹어야 한다는 의사나 한의사의 주장까지 촘촘한 인터넷 정보망을 타고 사람들은 깨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머지않아 소금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어쩌면 소금 가공품이 대표적인 건강식품처럼 인기를 누리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소금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바로 우리 몸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몸은 한순간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다. 아이들은 오늘도 자라야 하고 어른들은 에너지원이 필요하고 혈액을 순환시키고 노폐물을 내보내야 한다. 일하고 사랑하고 움직이고 땀 흘리고 눈물을 흘린다. 소금물 양수 속에 배양되어 자라다 세상에 나와 일생을 살다 죽음을 맞는 그 순간까지 사람 사는 그 모든 과정에 짠맛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도 몸은 소금과 물을 원하고 있다.

몸은 이미 알고 있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소금에 대한 오해, 소금과 소금 섭취 논쟁에 대한 이야기다. 한때 황금 버금가는 대접을 받았던 소금이 어떻게 이런 오해를 뒤집어 쓰게 되었는지 알아본다. 소금에 대한 오해는 통계의 맹점, 과학적 증명의 오류와도 맥을 같이한다. 소금 제한론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들도 살펴본다. 언론 보도 내용은 출처를 찾아 확인하고 논문이나 칼럼 같은 경우는 해당 사이트에서 원문 내용을 다시 확인한 뒤 인용했다. 소금에 대한 오해가 풀렸거나 없는 분들은 2부부터 읽어도 괜찮겠다. 2부는 우리 몸과 소금의 관계, 소금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다. 소금이 부족할 때의 증상과 생리학적 원리를 실제 좋아진 사례와 함께 다룬다. 소금이 부족하거나 지나칠 때의 몸과 마음은 어떤 변화가 생기며, 그 신호들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음양오행 원리를 바탕으로 수기에 해당하는 짠맛과 신장 ・ 방광 기운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소금 섭취와 관련된 실제적인 내용과 소금의 다양한 활용법도 담았다. 더불어 자연섭생법의 관점으로 보는 맛과 기운의 역학 관계는 별면으로 정리했다. 짠맛을 이해하려면 단맛과 쓴맛을 알아야 한다. 건강은 결국 균형에서 온다. 소금이 아무리 좋다 해도 다른 부분과 균형이 무너지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육미 섭생법’과 더불어 맛 에너지의 원리와 역학 관계, 맛으로 몸의 균형 잡기도 살펴본다. 소금으로 건강을 찾고 유지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함께 밝혀놓았다.

이 책을 빌어 정말 전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소금’ 이야기가 아니다. 소금이 좋은가 나쁜가, 얼마를 먹어야 하는가 하는 무수한 논쟁 뒤에 빠져 있는 몸의 지혜, ‘생명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을 생명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았으면 한다. 사람 몸, 그렇게 어설프지 않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놀랍고 지혜롭다. 필요한 것을 외부에서 취해서 먹고 소화시켜 에너지원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저장하며 필요 없는 것들은 내보낸다. 의식하지 않아도 필요한 만큼 먹고 필요 없으면 밀어낸다. 그 흐름을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모든 것이 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다.

상식으로 알려진 것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지만, 이차적으로 생각하고 지혜를 일깨운 분들, 자연의 원리를 공부하고 실천해서 그 변화를 몸으로 보여주고 나눠주신 건강자립학교, 자하누리, 직관육아 회원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처음 소금 책을 제안해주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준 앵글북수 강선영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맛과 멋, 빛의 입자인 소금에게, 그 소금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땀 흘린 많은 분들에게도 빚진 게 참 많다. 소금의 가치를 알아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소금을 연구하고 생산하는 소금 생산자, 소금 장인, 된장 간장을 담그고 생명 살림의 지혜를 전해주신 ‘맛’의 달인과 간의 고수, 우리 어머니를 비롯한 이 땅의 어머니, 할머니께 감사드린다. 세상이 썩지 않는 것은 소금이 있어서다. 우리 사는 세상 곳곳에서 정직하게 땀 흘리며 몸으로 소금꽃 피워내는 사람들, 땀과 눈물의 진정한 짠맛을 아는 모든 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9 기해년 1월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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